행주를 거의 쓰지 않는 편이었다.

설거지 하고나서 물기는 자연건조 시키고 식탁은 빨아쓰는 키친타올이나 설거지 행굴때 쓰는 얇은 스폰지따위로 닦아 냈다. 속옷도 그냥 가끔 손빨래를 할 뿐, 거의 대부분 세탁기에 넣고 빨아도 별로 불편함을 못느꼈으니까. 그래서신성한 가스랜지위에 감히 냄비에 물을 가득넣고  먹는 것이 아닌 것을 삶는 것은 이상한 것이었다.

 

그래도 삶게 되더라.

아기를 가졌을 때, 딸이라는 말을 듣고, 촉감 좋게 빨아쓰는 기저귀를 만들어 쓰려고 소창 두필 주문해다가 열심히 자르고 감침질하고 여러번 세탁하고 삶았다. -물론 그 기저귀는 제 본분으로는 한번도 안쓰이고 목욕타올이나 잠자리 시트, 머리받쳐주는 용도 따위로 쓰이고 있지만- 입안을 손수건으로 닦아주느라 그것도 2주에 한번정도 한꺼번에 삶는다. 또 처음 한달은 분유와 혼합수유를 하느라 젖병도 삶았다.

 

기저귀감 사면서 큰 스탠 삶는 솥도 샀다. 무겁고 커서 설겆이 통에도 잘 들어가지도 않으니 둘 자리도 많이 차지해 있는것만으로도 번거롭기 짝이없다. 삶는 것도 간단치가 않은 것이, 설명서를 보니 45분을 삶으라더라. 처음엔 센불로 그다음엔 중간불로. 어찌나 물이 튀고 뚜껑이 튀어오르는지 -뚜껑을 덮어도 뚜껑위에 수건을 올려도 물물과 빨래감을 줄여도 마찬가지니, 삶는내내 소란스럽고 신경쓰인다. 거기다 솟아오르는 김에 후드에서 거무스름한 수증기 먹은 기름때가 흘러내린다. 

 

우좌지간. 궁시렁 거리며 손수건과 행주는 삶아준다..

근데 삶으면서 계속. 이게 꼭 필요한가. 어차피 손으로 만지고 먼지 앉는 곳에 말리고 보통의 장에 넣는데. 그다지 안삶아도 더러운 것이 누적될 만한 부피도 안되는데.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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